리눅스와 네트스케이프가
한 배를 타다.

    이만용 / 리눅스 코리아 네트웍 사업부
    알짜 래드햇 개발자

     

 

    지난 3월말 네트스케이프 사는 약속대로 네트스케이프 커뮤니케이터 5.0 베타 소스를 인터넷 상에 올려 두었다.(http://www.mozilla.org) 이 사건이 일단 98년을 시작하면서 일어난 컴퓨터 세상의 중대 사건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즈 진영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플랫폼에 있어 매우 흥미로운 일이라 말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리눅스 공동체에게 가장 큰 혜택 또는 피해가 돌아올 것이라는 견해에 매우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고 있는 듯 하다.

    아주 자연스럽게 국내 외에서 네트스케이프 사의 시장 탈환과 리눅스의 창창한 쾌속 항진을 연관 지어 생각하고 있다. 실제로 두 가지가 연관이 되어 있던 그렇지 않던 간에 일단 많은 사람들이 두 가지를 연관되어 있다고 믿으면 일은 그렇게 진행되기 마련이다.

    전통적인 상업 소프트웨어 회사의 입장에서 볼 때 네트스케이프 사의 소스 공개 시도는 정말 크나큰 모험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네트스케이프 사가 모델로 삼은 것이 바로 리눅스와 같은 느슨하지만 초고속 성장의 저력을 갖고 있는 개발 시스템이었다는 사실을 모두들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좋으나 싫으나 네트스케이프 사의 소스 공개 정책 이후 시장 성패가 리눅스 개발 모델의 타당성, 경제성과 연관되어 버린 것이다. 네트스케이프 사가 성공의 길을 걷고 그들의 주가가 상승하며 다시 소프트웨어의 거대 공룡 마이크로소프트 사의 십자 포화에도 꿋꿋하게 버틸 수 있는 탄탄한 기반을 갖게 된다면 리눅스와 같은 공개 소프트웨어 개발 모델을 정상 탈환을 노리는 수많은 2위 기업들이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따르게 될 것이다. 만약 그렇지 못하고 네트스케이프 사가 쇄락의 길을 걷게 된다면 리눅스의 이름이 땅에 떨어지게 될 것이다. 어떻게 보면 리눅스 공동체 입장에서는 본의 아니게 네트스케이프 사의 모험에 같이 휘말려 들게 되어 억울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언제나 그래 왔듯 리눅스 공동체의 입장은 그렇게 수동적이지 않다. 모험 정신을 갖지 않은 리눅스가 리눅스일까? 리눅스 공동체의 리더들부터 시작하여 왕성한 정신과 의욕에 불타는 개발자들은 네트스케이프 소스 공개를 대환영하며 새로운 분위기 조성에 힘쓰고 있다. 여론을 주도하고 리눅스 공동체의 리더들은 전략적으로 리눅스 공동체가 네트스케이프 사를 키워주어야 한다는 분위기를 널리 퍼지게 하고 있다. 시장 경쟁에서 막대한 자본에 상처받은 호랑이를 기사회생시키는 사건을 일궈냄으로써 상처받는 많은 기업들이 리눅스를 성공의 무대로 인식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리눅스 발전선상에서 지금 현재 직면하고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리눅스는 지금까지 아무 말없이 컴퓨터 소프트웨어계의 언더그라운드를 장악해 왔다. 이제 남은 일은 화려한 무대, 하지만 자본의 집중 포화가 기다리는 격전장으로 진출하여 시장의 흐름에 개입할 수 있는 현실적인 힘을 발휘하는 것이라는 입장에 모든 사람이 동의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리눅스의 적극적인 시장 진출을 꿈꾸는 많은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리눅스의 현재와 미래를 계획하고 있는 리더들에게 있어 네트스케이프 사의 모험은 리눅스 발전사에 있어 획기적인 전환점이다.

    리눅스 데스크탑 환경을 주도하고 있는 KDE 프로젝트의 기반 라이브러리인 Qt 라이브러리를 만들고 있는 노르웨이의 트롤 테크(Troll Tech)사에서는 이미 모티프를 사용하고 있는 네트스케이프 소스를 고쳐 Qt 버전의 네트스케이프를 만들어 발표한 적 있다. 기술자들에게 있어 네트스케이프 소스는 풍부한 참고 자료가 아닐 수 없다. 트롤 테크 Qt 버전의 네트스케이프에서 이미 왕성한 노력이 시작되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다. 복잡한 HTML 파싱(parsing), 섬세한 화면 처리 등은 좀 더 화려한 인터페이스를 가진 리눅스 데스크탑의 등장을 예견할 수 있도록 해준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이미 KDE 또는 GNOME 과 같은 프로젝트, 그리고 GIMP 와 같은 큰 프로젝트 또는 큰 프로그램 제작자들에게 있어 연구하고 베낄 수 있는 매우 흥미로운 대상이 되어줄 것이라 본다. 아직 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결정하지 않은 소프트웨어 제작자들은 네트스케이프 브라우저의 모양과 느낌(Look & Feel)을 경쟁적으로 도입할 것이다. 그 어떤 곳보다도 리눅스 X 윈도우 시스템에서는 전체적으로 네트스케이프의 모양과 느낌이 당분간 만연할 것이다.

    바로 이 점 또한 네트스케이프 사가 기대하는 수많은 효과 중 하나일지 모른다. 네트스케이프 사는 윈도우즈 환경, 유닉스 X 윈도우, 맥킨토시에 상관없이 모든 시스템에서 네트스케이프의 모양과 느낌을 통일적으로 전달하려 노력해왔다. 그 노력이 리눅스 X 윈도우에서 확실하게 실현되어 마이크로소프트 익스플로러의 모양과 느낌으로만 독점되어 있는 윈도우즈 환경으로의 역진입 작전의 토대가 될 수도 있다.

    네트스케이프 커뮤니케이터가 이 세상에 있는 모든 브라우저를 통틀어 가장 많은 기능으로 충만한 축복받는 소프트웨어가 될 것이라는 사실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인터넷에서 활동하는 수많은 명망가 또는 익명의 프로그래머들은 열심히 네트스케이프에 최첨단의 기술을 도입하려 들게 분명하다. 네트스케이프 사의 개발팀이 계속 관리 역할을 할 공식 버전의 네트스케이프 커뮤니케이터에는 안정성을 입증받은 새로운 기능들이 계속적으로 추가될 것이다. 네트스케이프라는 이름은 쓸 수 없지만 네트스케이프와 똑같은 수많은 아류 브라우저의 베타, 알파 버전이 끝도 없이 쏟아지면서 안정성보다는 새로운 기능을 갈망하는 사용자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것이다. 숙적인 마이크로소프트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기능면에서 그리고 재미면에서 쉽게 능가할 수 있으리란 예상이 가능하다.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능력은 없지만 컴파일 정도는 할 수 있는 리눅스 매니아들의 경우 모티프 또는 공개용 클론인 레스티프(lesstif)를 사용하여 네트스케이프 소스를 컴파일해 보는 새로운 재미를 얻게 되었다. 앞으로 리눅스 커널 컴파일하는 것과 함께 새로운 소일거리(?)로 등장할 것이다. 지금 뉴스 그룹에 달려가보면 네트스케이프 컴파일 무용담을 쉽지 않게 접할 수 있다. 네트스케이프 사의 정채깅 갖는 의미, 리눅스의 미래 등 거창한 이야기에 관심이 없다 하더라도 그 동안 어떤 소스로 만들어졌는지 궁금증의 대상이었던 네트스케이프 브라우저를 직접 컴파일 해보는 재미를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배포판 기술자와 소비자들에게 있어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제는 네트스케이프 브라우저가 리눅스 배포판의 기본 구성요소로 자리잡을 수 있게 되어 매번 네트스케이프 사이트에서 개인적으로 받아야 하는 불편함이 사라졌다. 또한 악명 높은 버스에러(Bus Error) 의 공포로부터 조만간 벗어난 튼튼한 네트스케이프 브라우저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어 좋다.

    종합적으로 네트스케이프 사의 소스 공개, 네트스케이프 사의 새로운 시장 진출, 리눅스의 새로운 도약은 톱니 바퀴처럼 물려 있다고 강조하고 싶다. 리눅스 공동체가 계획한 것은 아니었어도 네트스케이프 사가 운명의 끈을 우리에게 묶었다는 것을 방관해서도 안되며 방관할 수도 없다.

    리눅스리더들은 전략적으로 네트스케이프 사를 키워주자고 공공연하게 말한다. 네트스케이프 사를 성공 모델로 만들면 마이크로소프트 사에 의해 1~2년 안에 사라져 갈 모든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다. 그 반대로 이번 모델이 실패하면 많은 기업들은 네트스케이프 사의 획기적인 시도, 풀뿌리 소프트웨어 강자인 리눅스의 힘을 무시하게 될 것이다. 혹자는 실패의 경우 리눅스와 자유 소프트웨어 진영은 앞으로 10년 이상 기업들의 외면 속에 방치되고 언더 그라운드에서만 만족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한다.

    개발자들은 네트스케이프 소스로부터 최대한 많은 지식과 경험을 빼내어 자유 소프트웨어 발전을 가속화시켜야 할 사명감을 가졌으면 한다. 그들의 노력으로 인해 리눅스 소프트웨어의 수준이 향상된다면 리눅스도 거물(Big Name)이 될 날이 멀지 않게 된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야심찬 한국 프로그래머들이 있다면 고질적인 한글 문제를 공격적으로 해결해 나가겠다는 다짐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우리 입장에서는 가장 한글화 잘되어 있는 브라우저가 탄생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기도 하다. 개발할 능력이 없다 하더라도 필자를 포함하여 리눅스를 사랑하는 모든 리눅서들도 열심히 리눅스에서의 네트스케이프 성공을 도와주자.

    베타판 씨디까지 돈 주고 구입하면서 윈도우즈 98을 테스트해 주기도 하지 않는가? 네트스케이프 사와 리눅스의 발전은 리더와 개발자에게만 달려있지 않다. 실제 사용자들인 우리가 바로 리눅스의 거대한 힘의 밑바탕이라는 사실을 이번 기회를 통해 다시 한 번 느껴볼 수 있기 바란다.

    우리가 적극적으로 사용해주고 관심을 가져주며 희망 사항을 목소리 높여 이야기해야만 또는 불평 불만을 해주어야만 발전한다. 모든 사랑은 관심 속에 큰다. 조용히 있지 말고 목소리 크게 이야기해 보는 것이 어떤가?

    네트스케이프 사는 브라우저 소스 공개 이후에도 리눅스에 우호적인 눈짓을 계속적으로 보내고 있다. 예를 들어 마크 안드레슨이 실리콘 밸리 리눅스 사용자 그룹에서 리눅스에 대하여 개발자들에게 인기있는 운영체제임이라고 높이 평가한 연설, 그리고 그들의 핵심 제품군인 슈트스팟(SuiteSpot) 서버 제품 군을 솔라리스 등의 플랫폼과 같은 수준으로 리눅스에 제공하겠다는 뉴스는 리눅스 진영에 거는 기대감이 얼마나 큰지 잘 보여주고 있다.

    리눅스 공통체는 네트스케이프 사가 운명의 끈을 우리에게 엮은 것을 환영한다. 네트스케이프사 뿐 아니라 지치고 힘들어 리눅스에 기댈 모든 회사들을 환영한다. 리눅스는 그들과 재미있는 컴퓨터 세상을 열어가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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